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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스케 카토. [사진=아오이케어][요양뉴스=박지성 기자] 요양원에 들어가면 노인들은 그동안 함께 살아온 친구나 가족과 소원해 지는 경우가 많다. 거주지를 옮긴 탓에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을 뿐더러 시설 내 고정된 프로그램 일정으로 개인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러한 노인 고립은 해외에서도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일본인 타다스케 카토(1976~)는 노인 거주공간이 지역주민 가까이에 있도록 시설을 운용했다. 그의 케어 핵심은 개방이었다. 그는 요양시설에 탁로소와 카페 등을 결합하면서 입소 노인간만 교류하던 생활반경을 넓혀 동네 주민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화장실도 못가는 요양원에서 단기숙박도 제공하는 그룹홈 모델로타다스케 카토는 우연한 기회로 중증 노인을 위한 특별양호노인홈에서 노인 돌봄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그곳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교육학을 전공하던 그의 눈에 비춰진 요양시설은 ‘사람이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곳’이었다. 입소 노인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화장실에 간다거나 방에서 거실로 나올 수 있었다.결국 그는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직접 노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 ‘아오이케어(AOI care)’를 개원했다. 아오이케어의 출발은 단 6명의 노인만을 돌보는 그룹홈이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6~9명이 모여서 생활하면 치매의 진행을 늦춘다는 전문서적를 참고한 결과물이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주간보호(데이서비스)를 병설해 운영했다. 소수의 인원을 대상자로 하다보니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지자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자 내린 결단이었다.하지만 그는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데 점차 한계를 느꼈다. 한 어르신은 손자 졸업 여행을 위해 집을 떠나와 잠시 단기보호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처음 와 본곳이라 길이 낯설어 출구를 헤매다 다리를 다쳤다. 그 길로 영영 요양을 받아야 하는 몸이 되어버렸다.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그는 익숙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소규모 다기능형 거택 개호’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야간보호나 방문요양 서비스도 이용하면서 단기적으로 입소가 가능한 시설을 함께 설립한 것이다.현재 아오이케어는 치매고령층이 거주하는 ‘치매고령자 그룹홈’, ‘소규모 다기능형 거택 개호’와 치매고령층이 낮에 방문하거나 원하는 경우 짧은 기간 지내면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개방공간’으로 구성됐다. 입소 노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사는 곳아오이케어는 제공서비스를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특히 그는 아오이케어가 노인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전통적인 노인 주거시설 디자인부터 변경했다. 가정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테이블, 흰색 벽, 흰색 바닥 대신 나무, 돌, 흙과 같은 자연 소재를 활용하고 자연광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을 설계했다.또한 노인들이 매일의 활동을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원하는 시간에 요리를 해서 밥을 하고 설거지도 직접 하고, 재봉을 한다던지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그 일환으로 아오이케어는 직원들에게 업무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다. 카토는 직원 각자가 이용자 자립 지원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만이 진정한 돌봄이라고 여겼다.아이를 보고 웃고 있는 아오이케어 입소자. [사진=아오이케어]친노인적 환경 구축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오고 싶어하는 장소로 시설에 대한 혁신을 추구했다. 그래서 보통 노인시설은 교외나 고립된 곳에 위치하는데 아오이케어는 접근성을 높이고자 수도로부터 멀지 않고 버스 등 대중교통과 가깝게 지어졌다. 아울러 이곳은 요양시설이지만 소규모 탁아시설이기도 했다. 탁아소 건물에 레스토랑이 입점하면서 지역주민들은 종종 점심을 먹으러 이곳에 방문했다.더 많은 사람들이 입주민들과 어울리며 치매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 아오이케어의 목표였다. 실제로 입주민들은 개방공간에서 어린이와 대화하고, 고정된 프로그램 대신 자신의 잔존능력을 활용해 지역주민과 함께 작업을 한다던지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던지 등의 활동을 하며 노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오이케어는 요양시설을 단순한 돌봄공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지역사회와 연결된 생활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노인들은 일상을 영위하면서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주민들은 요양시설을 꺼리지 않고 동네 커뮤니티 중 한 곳으로 받아들였다. 최근 집값 하락과 같은 우려로 국내에서는 노인요양시설은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와 연계성을 높인 카토의 개방 돌봄 모델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점을 준다.
박지성 기자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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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장병 환자는 칼륨과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폐나 간, 심장 등에 건강 관리가 집중되는 반면, 신장(콩팥)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장은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항상성 유지의 역할을 하는 만큼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국내 35세 이상 남녀 6명 중 1명이 만성신장병(만성신부전)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만성신장병이란 어떤 병이며 어떻게 치료∙관리해야 할까?만성신장병은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되어 있거나, 단백뇨∙혈뇨 등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신장 기능은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를 이용해 평가하며, 기능이 저하된 정도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뉜다. 만성신장병 5기를 말기 신부전이라 하며, 이때는 신장 기능을 대신할 수 있도록 투석이나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을 준비해야 한다.만성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와 고혈압이다. 2010년 이후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2명 중 1명은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구체신염 역시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또 감염이나 약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급성 신부전이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아 만성신장병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사실 만성신장병은 어느 정도 신장 기능이 나빠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 후에는 병원에 더 자주 방문해 본인의 몸 상태를 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요독 물질에 의한 증상(피로, 식욕부진, 오심, 불면, 손발 저림, 가려움증 등), 심낭염, 폐부종,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의식 변화 및 경련, 출혈성 경향 등이 나타나면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는 “신대체요법 시작 시기를 놓치면 수분과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 폐부종, 심낭염, 부정맥 등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경련 같은 중추신경 장애나 위장 출혈 같은 심각한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투석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만성신장병의 치료 목표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신장의 추가 손상을 예방하고 신장 기능의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 박정탁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만성신장병의 주요 원인이므로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해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는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염이나 탈수, 신장 독성 약물 투여 등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둘째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합병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부종 예방을 위한 염분 섭취 줄이기와 이뇨제 복용, 전해질 불균형 최소화를 위한 식이 조절 등이 필요하다.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적절하게 섭취하고, 단백질과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병원을 규칙적으로 방문해 자신의 신장 상태에 맞춰 칼륨과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조절해야 하며, 진통제나 조영제 등 신장 독성이 있는 약물을 피해야 한다.말기신부전으로 발전하면 신대체요법이 불가피하다. 신대체요법은 신장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의미로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있다. 혈액투석은 동정맥루를 통해 혈액을 체외로 빼내 투석기로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을 맞춘 다음, 환자의 몸에 여과된 혈액을 다시 넣어주는 치료다. 보통 주 3회, 4시간씩 병원에서 치료받는다. 복막투석은 복막투석관을 이용해 투석액을 복강 내로 주입해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환자 스스로 가정이나 직장에서 시행할 수 있으므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적다. 신장이식은 가족 간에 이루어지는 생체이식과 뇌사자로부터 기증받는 뇌사자이식이 있다. 박정탁 교수는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이식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지만, 저하된 신장의 기능을 보다 건강한 상태에 가깝게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만성신장병 환자가 꼭 지켜야 할 7가지 생활 습관 규칙이다.1. 적정량의 단백질 섭취하기: 하루 2~3회, 손바닥 1/2 정도 크기의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다.2. 나트륨 섭취 제한하기: 만성신장병 환자의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2000mg(소금 5g)이다.3. 칼륨과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 주의하기: 칼륨은 토마토, 바나나, 녹색 잎채소, 늙은 호박, 감자, 고구마, 귀리, 검은콩, 유제품 등에 많다. 인은 햄을 비롯한 가공육, 건어물, 고기 국물, 유제품, 잡곡, 견과류, 가공식품 등에 많다.4. 적절한 영양 섭취하기: 만성신장병 환자의 권장 체중 범위는 체질량지수(BMI) 20~25kg/m2다. 진통제, 조영제, 건강기능식품의 일부 원료 등은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은 복용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5. 반드시 금연하기6. 혈압과 혈당 잘 관리하기7. 정기검진으로 신장 기능 이상과 단백뇨 발생 여부 확인하기 신소영 기자 ssy@chosun.com
신소영 기자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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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하루만 설쳐도 면역체계가 비만인 수준으로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하루만 잠을 잘 못 자도 면역체계가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쿠웨이트 다스만 당뇨병 연구소가 건강한 성인 237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체질량지수(BMI)의 사람들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혈액 샘플을 통해 단핵구 수치 및 염증 관련 지표를 분석했다. 단핵구는 우리 몸의 면역에 관여하며 체내 염증이나 질환 등에 반응해 수치가 증가한다. 움직임을 추적하는 가속도계를 활용해 참여자들의 1주일간 신체활동과 수면 패턴도 추적했다.분석 결과, 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단핵구 및 염증 수치가 높았으며 수면 질이 낮았다.이후 연구팀은 정상체중인 다섯 명의 참여자를 24시간 동안 추가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밤새 잠을 자지 않았고 연구팀은 실험 전후로 참여자들의 혈액을 채취했다.분석 결과, 하룻밤만 잠을 못 자도 단핵구 및 염증 수치가 증가했다. 이 변화는 비만 환자의 혈액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유사했다. 즉, 정상 체중인 사람도 하룻밤만 잠을 못자면 면역체계가 비만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약해진다는 뜻이다.연구를 주도한 파테마 알 라셰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수면 장애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수면 개선이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염증성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증명한 셈이다”라고 말했다.양질의 수면을 취하려면 좋은 수면 위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시간에 잠에 들고 하루 7~8시간은 숙면해야 한다. 침실은 되도록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며 필요시 커튼이나 안대를 사용하고 귀마개를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낮에 활동적으로 생활해 밤에는 편안하게 숙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최소 수면 서너 시간 전에는 과식, 알코올, 카페인 섭취를 피해야 한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The Journal of Immun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최지우 기자 cjw@chosun.com
최지우 기자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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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요양뉴스=최연지 기자] 건강이 악화되면 고령자 전용 주택 및 요양시설에 입소하기보다 현재 거주하는 집을 고령자 상태에 맞게 탈바꿈해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제언이 나왔다. 건강 수준에 따라 주거를 제공하는 노인정책의 기존 전제를 허문 것이다.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 실현을 위한 노인 주거지원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국내 노인 주거 정책은 건강 상태에 따라 거주지를 옮기도록 설계됐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주거 지원 대상 노인의 경제력과 건강 정도를 구분해 정책 매트리스를 제시한 바 있다.대상자 특성별 노인 주거정책 커버리지 매트릭스.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예컨대 건강이 나빠질수록 노인은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혼자서도 일상생활 유지에 지장이 없는 노인은 고령자 복지 주택과 케어안심 주택에 입주하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가 필요할 시 양로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한다. 이후 건강이 매우 악화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시설급여기관에 입소하는 구조다.문제는 살던 곳에서 계속 머물면서 늙어가는 것(AIP:Aging In place)을 지향하는 현세대의 주거 이념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황에서 희망 주택 유형으로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산다’로 응답했다. 또한 건강이 악화한다고 하더라도 48.9%는 여전히 이주를 고려하지 않았다.이에 연구진은 노인 주거정책에 ‘하우징 퍼스트 모델’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우징 퍼스트 모델은 조건과 관계없이 먼저 주거를 제공하고 이후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주거를 유지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즉 시설형 주거나 고령자 전용 주택과 같은 특별한 주택 입소를 지원하기 보다는 노인이 어디에서나 거주할 수 있도록 고령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임덕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에 적합한 유연한 주택 개조로 노인 요구에 부합하는 주거 환경을 실현해야 한다.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의 배리어프리 설계가 공공임대주택 전반으로 보편화되고 기존 공공임대 유형에도 적용되는 것은 물론 방문간호나 방문의료, 홈 호스피스 등 의료와 복지의 강력한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강조했다.실제로 시니어 하우징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모양새다. 서비스에 사람이 따라가야 하는 방식을 벗어나 정부는 노인들 거주지로 찾아가는 돌봄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 노인장기요양보험 중증 재가 수급자 대상 월 한도액 인상 △재택 의료센터 시군구 전국 배치 △주거·요양·의료 통합 돌봄법 시행 등이 있다.건설사도 고령자 친화적 아파트 보급에 나섰다. 국내 유명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노인들이 전체 인구 비중의 20%이지만, 훗날에는 대부분이 노인이다. 흔히 생각하는 노인복지주택만 시니어하우징이 아니게 된다. 일반 아파트도 고령자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 중”이라고 전했다.
최연지 기자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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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스터대 연구팀…호르몬의 노화 영향 연구“노화 방지 특성 발견…새 치료제 활용 기대”노화 이미지. 픽사베이호르몬이 주름과 백발 등 눈에 띄는 노화 징후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발견은 향후 피부 노화 방지 제품과 치료법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과학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는 26일(현지시간) 다양한 호르몬의 노화 제어 메커니즘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내분비 리뷰’에 지난 25일 게재됐다.독일 뮌스터 대학 연구팀은 호르몬과 피부 노화의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성장 호르몬, 에스트로겐, 레티노이드, 멜라토닌 등 다양한 호르몬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그동안 항노화 스킨케어 분야에서는 레티놀이나 트레티노인 같은 국소 레티노이드와 주로 폐경 관련 증상 관리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 등 일부 호르몬만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피부 노화 방지에 잠재적 효과가 있는 더 광범위한 호르몬들의 작용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연구팀을 이끈 마르쿠스 뵘 박사는 “이번 논문은 결합 조직의 분해로 인한 주름 생성, 줄기 세포 생존, 색소 상실로 인한 머리카락 희어짐 등 피부 노화 경로를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 요인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연구한 호르몬 중 상당수가 노화 방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특히 멜라토닌이 항노화 물질로서 주목을 받았다. 멜라토닌은 분자 구조가 작고 비용이 저렴하며 체내에서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직접적, 간접적 항산화 작용을 하고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조절해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연구팀은 또한 피부 색소 침착을 담당하는 α-멜라닌 세포 자극 호르몬,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의 구성 요소들, 옥시토신, 엔도카나비노이드, 과산화물증식체활성화수용체 조절제 등 다양한 내분비 물질의 역할도 새롭게 조명했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물질은 피부와 머리카락 내에서 자외선으로 인한 노화, 즉 광노화와 색소 합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외선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에 대해 보호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뵘 박사는 “피부는 노화 경로를 제어하는 다양한 호르몬의 표적일 뿐 아니라, 일반적인 내분비선 다음으로 호르몬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피부 자체가 노화 과정에서 단순한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이번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은 일부 호르몬이 피부 기능과 모발 노화에 예상치 못한 생물학적 효과를 미친다는 점이다.“이러한 호르몬들에 대한 추가 연구는 피부 노화를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뵘 박사는 전망했다. 그는 “호르몬 기반 치료법은 기존의 항노화 제품보다 더 효과적이고 정확한 타겟팅이 가능한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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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운동을 자주 하는 대장암 생존자들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페닝턴 바이오메디컬 리서치센터 연구팀은 대장암 3기 치료를 받은 평균 60.8세 성인 2876명을 대상으로 운동이 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보고한 신체활동 데이터를 통해 주장 대사 당량(MET) 시간을 계산했다. MET는 신체 활동의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건 지침에서는 매주 150분의 중강도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주당 약 8 MET 시간으로 환산된다.연구 결과, 주당 운동의 MET 시간이 18시간 이상인 참가자들은 일반 인구보다 전체 3년 생존율이 3% 더 높았다. 보건 지침에서는 매주 150분의 중간 강도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주당 약 8시간의 MET 시간에 해당한다. 반면, 매주 3 MET 시간 미만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생존율은 처음 3년 동안 17%, 이후 3년 동안 일반 인구보다 1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중간 강도 운동의 예로는 활발하게 걷기. 레크리에이션 수영, 시속 10마일(약 16㎞) 미만의 느린 자전거 타기, 활동적인 요가, 사교댄스 또는 정원 가꾸기 등 집안일을 하는 것 등이 있다.연구 저자 저스틴 브라운 박사는 “이 연구는 대장암 환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 즉 신체 활동 수준이 어떻게 장기적인 예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 연구는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 학술지 ‘암(CANCER)’에 게재됐다. 김서희 기자 ksh7@chosun.com
김서희 기자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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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퇴행성 관절염’ 음주, 가장 큰 원인 지목…40~50대男에게서 많이 발생“일주일 소주 5~6병 이상, 10년 넘게 마시면 발병률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어”직장인 김모(51)씨는 평소 등산을 즐겼지만, 몇 개월 전부터 오른쪽 엉덩이 부근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근육통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점점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고, 다리를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느낌까지 들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김 씨는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체중 관리와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장하며, 통증이 심할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관절 통증으로 인해 김씨의 일상은 크게 달라졌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등산을 다닐 수 없었고, 장시간 서 있거나 걸어 다니는 것도 부담이 됐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보행 자세를 바꾸다 보니 무릎과 허리에도 부담이 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고관절은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상체 하중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관절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뿐만 아니라 보행 장애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26.4%가 50대 남성이며, 이들 대부분이 잦은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한 해 동안 3만4745명이 골괴사로 치료를 받았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6배 많았고, 특히 남성 환자의 절반이 40~50대였다. 고관절 질환 중에서도 대퇴골두 골괴사는 국내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넓적다리뼈 윗부분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뼈 조직이 점차 괴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괴사 부위가 무너지면서 뼈가 부러지고, 말기에는 고관절 기능이 완전히 손상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대퇴골두 골괴사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장기 이식 △외상 등이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음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로 4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쉬우나, 골괴사가 진행돼 뼈가 부러지면 사타구니, 허벅지 안쪽, 무릎까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계단 오르기나 양반다리 같은 동작이 어려워지는 것도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이를 예방하려면 원인 인자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음은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건강에는 호두, 지방이 많은 생선, 시금치 등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힌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소주 5~6병 이상을 10년 이상 마시면 괴사의 발병률이 10배가량 증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고 햇볕을 자주 쬐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뼈 건강을 해치는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고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체중 조절과 올바른 자세 유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김현주 기자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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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를 한다고 감기로 인한 근육통이 빨리 낫진 않는다. 약을 먹고 영양소를 보충한 다음 충분히 휴식하는 게 최선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기침·발열 증상이 나타나며 온몸이 쑤신다. 감기는 호흡기 질환인데, 왜 온몸이 덩달아 아픈 걸까?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면 빨리 낫는다는 말은 사실일까?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때문원인은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에 있다. 사이토카인은 우리 몸이 바이러스와 싸울 면역 세포를 부르려고 분비하는 신호 전달 물질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백혈구가 가장 먼저 출동하고, 백혈구가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또 다른 면역세포들을 부른다.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기 위해 모인 세포들은 또 다른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 중,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다.바이러스 자체가 문제일 때도 있다.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같이 독한 바이러스는 호흡기뿐 아니라 근육까지 침투해 근육통을 유발하곤 한다.사우나 한다고 근육통 낫지 않아… 약 먹고 휴식을근육통을 동반한 감기 몸살은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면 빨리 낫는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속설이다. 근육이 쑤실 때 사우나를 하면 일시적으로는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순간적으로 근육과 관절 통증이 감소한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면 체온이 원래대로 돌아오므로 통증도 다시 생긴다. 땀을 지나치게 흘리면 몸에 수분이 부족해져 오히려 체력만 소모된다.처방받은 약을 복용한 후, 아연 등 영양소를 보충하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연은 호흡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을 줄여준다. 굴, 해조류, 전곡류, 달걀노른자 등에 풍부하다.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 NICM 보건연구소에서 성인 총 54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8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연 보충제가 호흡기 감염 질환을 완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연을 보충하는 건 좋지만, 과잉 섭취는 안 된다. 한국인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하루 아연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7~10mg이다. 상한 섭취량은 33~35mg이므로 이 이내로만 섭취해야 한다. 이해림 기자 lhr@chosun.com
이해림 기자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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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질화 사망·장애 원인 1위…고혈압·당뇨 환자 발생 더 많아마비·언어장애·두통 전조 증상…일시적 현상이라 방심하면 위험클립아트코리아 제공.우리나라에서 사망의 원인 1위는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단일 질환으로 가장 많은 사망과 장애의 원인을 제공하는 질환은 뇌졸중이다. '중풍'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환자뿐 아니라 전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심한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 게다가 최근 사회 생활방식과 식생활의 변천으로 인한 성인병의 증가 및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의 발병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원인은?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약하거나 비정상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압력을 받을 경우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과 혈중 지방이 혈관벽에 침착함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뇌혈류량이 감소하여 정상 뇌세포의 기능에 필요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으로 나뉜다.뇌졸중의 원인은 가족력이 있거나 연령이 높을 경우 잘 발생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여러 성인병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흡연과 음주 또한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이창영 구병원 뇌혈관센터장은 여러 성인병들이 뇌혈관질환을 함께 불러오는 큰 원인이라 지적한다. 이 센터장은 "고혈압은 뇌졸중의 위험을 2~4배 증가시키고, 당뇨병은 동맥경화와 모세혈관 손상을 일으켜 뇌졸중 발생을 더 잦게 만든다"며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식이조절 증으로 이 두 질환을 먼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더해 심장질환의 경우 전체 뇌경색 원인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뇌졸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뇌경색을 잘 일으키는 심장질환으로는 심방세동, 심장판막질환, 급성심근경색, 심내막염, 확장성 심근병증 등이 있다.◆ 전조증상을 잘 파악해야뇌졸중이 발생하면 가벼운 팔다리 마비 또는 감각변화가 발생하거나, 혀가 마음대로 안 돌아가 발음이 분명치 않거나 말을 못하기도 한다. 또 일어섰을 때 자꾸 한 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손동작이 둔해지거나 한 쪽 다리가 마비되는 움직임 이상도 발생한다. 갑자기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사물이 둘로 보이기도 하고, 심한 어지러움,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두통 및 구역질 등의 증상도 있다.뇌졸중의 치료시기를 놓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전조증상이 수십 분 뒤 저절로 호전돼 뇌졸중일수도 있다는 인식을 못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말이 어눌하고,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얼굴 근육에 힘이 빠져 표정 변화가 없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라고 조언한다.이창영 센터장은 "다양한 예방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건강할 때 뇌졸중의 위험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2차적 예방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다 뇌졸중이 반복되어 반신불수가 되거나 혈관성 치매에 걸리는 경우도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뇌졸중은 전조증상을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병원에 가야 치료가 가능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빠른 치료가 빠른 회복을 만든다치료시간을 지체하지 않는 만큼 발생하는 장애 또한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질병이 뇌졸중이다. 따라서 뇌졸중은 여느 질병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 전조증상을 느끼거나 주변 사람이 전조증상을 지적하면 바로 3시간 이내 병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뇌졸중의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크게 약물치료, 수술치료, 재활치료 등으로 나뉜다.약물치료는 혈압의 조절, 뇌압조절, 뇌 신경보호제, 항 응고제, 항 혈전제 등들이 원인에따라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뇌 신경보호제등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수술방법으로는 혈관내로 접근하여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은 확장시키거나 재개통시키고 파열된 이상 혈관은 병변만 선택적으로 막아 주는 시술인 혈관내 수술과 수술 현미경을 이용하여 직접 막히거나 파열된 혈관을 개통시키거나 막는 미세현미경 혈관수술이 이용되고 있다.또 뇌동맥 혈관 벽이 부풀어 꽈리 모양이 형성된 '뇌동맥류'가 발생했을 때는 꽈리를 특수 백금코일로 막는 기법으로 뇌혈관 시술기법을 아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허혈성 뇌졸중에 적용되는 혈관내 수술방법으로는 특수 제작된 미세 수술풍선이나 스텐트를 이용해 혈관을 뚫는 방식도 자주 쓰인다.약물, 수술치료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움직임 관련 불편함 등은 물리치료 등을 통한 재활치료를 통해 보완해 나간다.이창영 센터장은 "치료방법은 환자의 상태, 원인 위험인자, 병소의 특성 등을 잘 고려하여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창영 구병원 뇌혈관센터장도움말 이창영 구병원 뇌혈관센터장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이화섭 기자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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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포케어의 한 유료노인홈에서 침대 밑에 설치한 ‘수면SCAN’. [사진=솜포케어][요양뉴스=최연지 기자] 노인 돌봄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돌봄로봇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요양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에서 2만 8800호실에 개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솜포케어가 개호 직원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돌봄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솜포케어가 운영하는 도쿄 이타바시구에 위치한 유료노인홈 ‘라빌레 다카시마다이라’에서는 5년 전부터 약 70명의 입주자에게 기업 파라마운트 베드사의 ‘수면SCAN’ 시스템을 적용했다.개호 직원이 수면SCAN을 활용해 입소자들의 수면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솜포케어] 수면SCAN은 침대에 설치한 센서가 호흡이나 심박수를 측정하면, 개호 직원이 PC와 휴대 단말기에서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입소자가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이거나 갑자기 잠에서 깨서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이상행동이 감지되면 개호 직원에게 알림이 간다.그동안 시설 내 개호 직원은 밤마다 어르신 건강 상태를 점검하러 다녀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개호시설이 직원의 야간 순회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파라마운트 베드 측 설명이다.이 기기를 도입한 시설장은 “업무 부담 경감이 커 이제는 필수적인 기기”라며 “과거 야근직원 3명, 2시간에 1번씩 순회로 밤새 300번은 돌아다녀야 했디만, 현재는 이상 상황을 알아챌 수 있어서 야간에 여러 번 입소자에게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야근 직원 상시 배치 인원을 1명 줄여 낮에 추가 배치했다.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조문기 교수는 “돌봄로봇과 센서 기술은 일정 부분 요양보호사 업무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야간 순회 횟수 감소로 인해 요양보호사 피로도를 낮추기도 하고, 이용자 생체리듬과 수면시간 파악을 통한 케어 업무 보조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솜포케어는 2018년 1개소 유료노인홈에 시범 설치한 수면SCAN의 효과성에 힘입어 2019년 33개소에 확대 설치했다. 지금은 전국 유료노인홈 291개소에 1만 7000여 대가 설치됐다. 이 밖에도 안면 인식 기술이 있는 소형로봇 ‘유니보’를 도입해, 로봇이 입소자의 출입을 확인하고 현관문을 열어주기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이러한 돌봄기술 도입은 이직률 저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대비 2020년 솜포케어 평균 이직률은 15%에서 11%로 감소했다. 이는 일본 정부에서 발표한 개호노동실태조사 결과인 평균 이직률 13.6%보다도 낮은 수치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돌봄기술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입소자 상태를 단말기로 지켜보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며, 무엇보다 순회의 주된 목적인 어르신의 이상행동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돌봄로봇 보급에 따라 야간 근무 인원을 줄이고 주간에 추가 배치하면서 사실상 야간 인력의 실질적인 업무 경감은 전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와 관련 조문기 교수는 “돌봄로봇이 요양보호사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며 “체위 변경 등 직접적인 신체 돌봄 업무는 자동화가 어렵다. 또한 어르신 돌봄에서 사람과 정서적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돌봄로봇은 업무 경감의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술 도입 시, 돌봄 종사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연지 기자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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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데일리안 = 이정희 기자] 오늘(26일)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강원 내륙·산지에는 비나 눈이 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구름이 많이 끼다가 아침부터 맑아지겠다.이른 새벽까지 강원 내륙·산지에 비나 눈이 오는 곳이 있다. 전북 동부와 전남 동부 내륙, 경북 내륙, 제주 산지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의 눈이 날리겠다.눈이 쌓인 일부 지역에서는 낮 동안 녹았던 눈이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다시 얼어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 미끄럽겠다. 강, 호수 등에서는 얼음이 얇아져 깨질 우려가 있으니 유의해야겠다.아침 최저 기온은 -7~3도, 낮 최고 기온은 5~13도가 되겠다.주요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인천 -2도, 수원 -3도, 춘천 -5도, 강릉 1도, 청주 -1도, 대전 -2도, 전주 1도, 광주 0도, 대구 1도, 부산 3도, 제주 6도다.낮 최고기온은 서울 6도, 인천 4도, 수원 6도, 춘천 7도, 강릉 10도, 청주 8도, 대전 7도, 전주 9도, 광주 9도, 대구 11도, 부산 12도, 제주 12도다.건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 충청 내륙, 전남 동부, 경상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 그 밖의 지역도 대기가 건조하겠으니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지지 않도록 화재 예방에 신경 써야겠다.중부지방과 경북, 경남 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15m 안팎(산지 초속 20m 안팎)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풍랑특보가 발표된 동해 중부 먼바다와 동해 남부 먼바다에서 내일까지 바람이 초속 8~18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4.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동해 앞바다에도 바람이 강하게 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겠다.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내일 수도권과 충남, 전라를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겠다.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보통'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벽에 수도권·강원, 오전에 충청·광주·전북, 오후에 전남·대구·경북·제주는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한편,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도 건조함으로 인한 불편이 나타나기 일쑤다. 특히 피부의 건조함은 아무리 관리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건조함 때문에 각질 등의 불편감을 느낄 수 있지만, 발뒤꿈치는 유심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좀을 앓고 있는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무좀이란 피부사상균(백선균)이 각질층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곰팡이 질환이다. 머리, 몸, 살, 발, 손·발톱, 얼굴, 손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특히 발은 무좀의 원인균이 증식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어 증상이 잦다.발에서 발생하는 무좀의 종류는 수포형, 지간형, 각화형이 있다.수포형은 흔히 생각하는 증상으로, 작은 물집이 잡히고 가려움증이 느껴진다. 지간형은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하얗게 변하는데, 악화하면 가려움증이 생기고 지독한 발 냄새를 동반할 수 있다.각화형의 대표적 증상은 바로 마른 무좀이다. 만약 갈라진 뒤꿈치에 보습제를 바르고 각질 제거를 해도 차도가 없다면 각화형 무좀을 의심할 수 있다. 각화형 무좀은 흔히 알고 있는 무좀의 증상이 잘 발견되지 않아 두터운 각질로 착각하기 쉽다.각화형 무좀은 피부 각질이 두꺼워지고 갈라지는데 이로 인해 하얀 각질이 일어나고 가루처럼 떨어지기도 한다. 주로 발뒤꿈치에서 발견된다. 방치 시 갈라진 피부 틈으로 균이 침입할 수 있고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진균제를 도포하거나 복용하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이정희 기자 (jh9999@dailian.co.kr)
이정희 기자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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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국민 혈당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팩트시트에서 30세 이상 성인 열 명 중 네 명이 '당뇨 전단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 전단계는 당뇨병을 진단할 만큼은 아니지만, 정상보다 혈당이 높아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 전단계 환자 중 25%는 3~5년 이내에 당뇨병으로 이환되고, 70%는 평생 당뇨병으로 진행된다. 다행히 이 단계에서 생활 습관을 바꾸면, 당뇨병으로 진행하지 않는 '30%'에 속할 수 있다.당뇨 전단계, 잘 조절하면 돌아갈 수 있어당뇨병(糖尿病)은 체내 혈당 수치가 조절되지 않아 소변에서 포도당이 배출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 몸은 췌장에서 만드는 '인슐린' 호르몬으로, 혈액 속 당 성분을 세포로 보내 '혈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이 분비돼도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신호가 전달되지 않으면 혈당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 당뇨가 유발된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지고, 말단에 혈액 공급이 잘 안되면서 발이 썩거나, 눈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다행히 당뇨 전단계에서는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당뇨 전단계는 ▲당화혈색소 5.7~6.4% ▲공복 혈장 포도당 농도 100~125mg/dL ▲경구포도당내성검사 두 시간 후 혈장 포도당 농도 140~199mg/dL일 때 진단된다. 정상인 사람보다 심혈관계질환 발병 위험은 2~4배로 증가한다. 지표가 악화하기 전에 당뇨 전단계를 진단받자마자 빠르게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의대 루시아 세아 소리아노 교수팀이 당뇨 전단계 1184명을 대상으로 3년간 생활 습관을 교정해 추적 관찰한 결과, 당뇨병 발병률이 약 55% 감소했고 정상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었다. 되돌아간 사람은 ▲공복혈당 110mg/dL·당화혈색소 6% 미만이었고 ▲생활 습관 교정으로 복부비만이 없었고 ▲체질량 지수(BMI, kg/m2)가 23 이하로 감소한 특징을 보였다.주의 깊게 혈당 관리해야 하는 사람은?병원에서 혈당 정밀 검사를 받아보기 전, 생활 습관만으로도 당뇨 발병 위험을 유추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17일 본인 점검표를 포함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위한 맞춤형 영양 관리 가이드'를 발표했다.그래픽=이동경점검표는 ▲당뇨병 위험도 평가 ▲영양지수 평가 ▲혈당 관리를 위한 식품 선택 평가,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먼저 당뇨병 위험도 평가를 진행해 결과를 확인한다(△그래픽). 영양지수 평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한 자료로, 나이마다 문항이 달라진다.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건강·영양', '영양지수'란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혈당 관리를 위한 식품 선택 평가를 진행한다. 해당 평가는 두 가지 질문, ▲빵·케이크·도넛류를 얼마나 자주 먹는가? ▲가당 음료를 얼마나 자주 마시는가?로 이뤄진다. ▲하루 2회 이상(10점) ▲하루 1회 이상(8점) ▲주 4~6회(6점) ▲주 1~3회(3점) ▲거의 먹지 않는다(0점)에 맞춰 점수를 측정하고, 두 질문의 점수를 합산한다. 총점이 6점 이하면 '양호', 7~11점은 '주의개선', 12점 이상은 '관리 철저'에 해당한다.가장 중요한 평가는 제일 처음 진행한 '당뇨병 위험도' 평가다. 이 평가에서 '양호'가 나왔다면, 당장 당뇨병이 될 가능성은 적다. 여전히 바른 생활 습관 유지는 중요하다. '주의 개선'이 나온 사람 중 '영양지수 평가' 결과가 '관리 철저'로 나온 사람은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큰 사람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중 '영양지수 평가'가 '양호'나 '주의개선'으로 나왔어도, '혈당 관리를 위한 식품선택 평가'에서 '관리 철저'가 나왔다면 혈당 관리에 돌입해야 한다. '당뇨병 위험도 평가'에서 '관리 철저'로 나온 사람은 모두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이 그룹에 속한다면 병원을 찾아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걸 권장한다.관리 방법, 사람마다 달라생활 습관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학술지 'NEJM'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중간 강도로 하루 30분 이상·1주일에 5회 이상 운동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채소·콩류 등으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 등으로 당뇨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생활 습관 교정(53%)이 약을 섭취하는 것(31%)보다 당뇨 발병 위험을 낮췄다. 만약 BMI 23을 넘는다면 무엇보다 5~10% 체중을 감량하는 게 급선무다. 영국 뉴캐슬대 건강·사회 연구소 연구 결과, 5% 이상 체중 감량 후 유지 기간이 길 수록 당뇨로 넘어가지 않을 확률이 컸다.식약처에서도 당뇨병 예방을 위한 영양 관리법을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먼저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한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공복 시간이 길어져 점심 식사 이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다. 또 식사는 20분 이상 천천히 먹어야 식욕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잘 분비돼 식사량 조절이 가능하다. 불규칙한 식사도 주의해야 한다.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술은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고, 마셔야 한다면 1~2주에 2회 미만으로 남성은 두 잔, 여성은 한 잔 정도만 마시는 게 좋다. 담배 속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인슐린을 분비를 저해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금연해야 혈당 조절이 잘 된다. 또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므로 평균 7~8시간 수면을 권장한다. 이슬비 기자 lsb@chosun.com
이슬비 기자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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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뉴스=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복지인물iN’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복지에 감사하며 복지와 관련된 인물의 업적, 비하인드 등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소식으로 매주 찾아오겠습니다. 복지의 여정으로 함께 떠나볼까요?]빌 토마스(Bill Thomas) 박사. [사진=성장과 발전센터] 1980년대 이후 반려동물이 노인의 몸과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의과대학의 인간·동물 상호작용 센터 소장은 반려견과 산책은 보호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추며 신체기능을 제고하고, 동물과 소통하며 우울증도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장기요양 수급자는 요양원에 입소하려면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동물을 포기해야 했다. 지난해 들어서야 반려견과 같이 입소할 수 있는 1호 요양원이 인천 부평에 문을 열었다. 미국에서 빌 토마스(Bill Thomas, 1951~) 박사의 주도로 개소된 반려동물 동반 요양원과 비교하면 무려 30년이나 뒤처진 것이다. 이는 당시 주법을 어긴 채 진행된 실험적인 시도였지만 현재 국제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생명을 돌보며 고령자, 삶의 의미 찾도록과거 토마스는 24시간 일하는 응급실 의사로 일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결국 그는 체이스 메모리얼 요양원(Chase Memorial Nursing Home)의 파트타임 의사직을 수용하기로 했다. 겨우 31살이던 어린 나이에 노인 돌봄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의사로서 사명감으로 존엄한 노후를 보내지 못하는 장기요양의 현장을 개선해 나가는 일에 도전한 것이다.그는 요양원에 부임하자마자 해당 시설의 삭막함에 놀랐다. 뉴욕주 소도시 뉴 베를린은 아름다운 식물과 다양한 야생동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이곳에 위치한 요양원은 입소자들과 이들을 돌보는 직원들을 제외하면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전통적인 건물 설계 방식에 따르다 보니 요양원은 철저하게 자연과 단절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입소자들이 겪는 지루함, 외로움, 무력감을 세 가지 ‘재앙’으로 정의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요양원에 생명체인 동물, 식물, 어린이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시도는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돌보면서 더 이상 지루하고 외로울 틈도 없게 자신의 존재의 쓰임을 찾는 일이었다. 공간 변화가 주는 힘“북극곰을 데려다가 아마존 정글에 내려놓으면 곰은 살아남을 수 없을 거예요. 노인들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약, 치료, 수술이 아니에요. 정답은 요양원을 다시 만들어서 그곳에 살고 일하는 사람들을 양육하고 지원하는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노인들은 단순히 의료서비스가 아니라 그들이 편안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환경을 필요로 한다는 게 토마스의 생각이었다.그는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노인들과 직원들이 행복하도록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법에 저촉돼 쉽지 않았다. 뉴욕주는 요양원 입소 시, 개 1마리와 고양이 1마리만 허용하고 있었다. 그는 주 의회를 설득한 끝에 2년 동안 작은 개 2마리, 고양이 4마리, 잉꼬 새 100마리와 토끼, 닭을 요양원에 들여놓는 실험적 허가를 받았다. 요양원 마당엔 화단도 만들고 각 방에는 식물도 놓았다. 직원의 자녀들을 위한 탁아시설도 마련했다.그 결과, 입소자들은 잠에서 깨어나 동식물과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덕분에 수면제와 같은 불안 장애를 치료하는데 쓰였던 약물 급여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입소자들의 삶에 대한 의지도 강해져 사망률도 감소시켰다. 타 시설 대비 직원들의 이직률 역시 낮았다. 이러한 실험적 모델을 도입한 요양원의 최근 연구도, 비슷한 건강 개선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토마스는 이같이 요양원에 동식물, 아이들과 함께 거주하는 모델인 ‘에덴 대안(Eden Alternative) 프로그램’을 미국 전역에 확산시켰다. 요양 문화를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에덴 협회(The Eden Alternative)도 설립했는데, 지금은 일본·호주·스칸디나비아·유럽·캐나다·영국에도 지부를 둘만큼 성장했다.요양원의 본질이 단순한 의료시설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어야 한다는 그의 교훈은 점차 국내 요양시설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반려동물 동반 노인요양시설 지원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예산 문제로 무산된 상태다.
박지성 기자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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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은 위장 기능 오히려 약화우유도 속쓰림 완화 도움 안 돼게티이미지뱅크소화불량 역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은 질환 중 하나다. 대표 증상은 식사 후 더부룩함과 조기 포만감, 상복부 통증, 속쓰림 등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정해인 교수는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소화불량이 심해질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몸을 움츠리게 되고 활동량이 줄면서 위장의 운동과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온도 변화와 추위는 신체의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그로 인해 위장관의 운동이 감소한다.일상에서 흔히 겪는 질환인 만큼 잘못된 상식도 많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도움이 될 거란 것도 그중 하나다. 정 교수는 “소화불량이라고 해서 반복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건 오히려 위장 기능을 더 약화시킨다”며 “만성 소화불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량으로 일정한 시간에 먹는 식사”라고 설명했다.양배추가 위에 좋다고 알려져 소화불량 환자들이 즐겨 찾기도 한다. 양배추에는 위장의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위염‧위궤양엔 도움이 되지만, 다량의 가스를 유발할 수 있어 더부룩함이 주요 증상인 소화불량 환자에겐 적절치 않다.속쓰림을 줄이고자 우유를 마시는 것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 교수는 “우유의 약알칼리성 성분이 위산을 일부 중화해 일시적으로 속이 편해졌다고 느낄 수 있으나,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을 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속쓰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속쓰림에는 우유보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효과적이다.소화불량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원인으론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음주‧카페인,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그는 “만성 소화불량은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기 때문에 잘못된 상식에 기대기보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기자 프로필
변태섭 기자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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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에게는 치매 앓기 전 집안구조 유지, 감정 배제하고 환자 대해야분당제생병원 신경과 이재정 과장초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2015년 63만명이었던 65세 이상 치매 환자수는 2024년 105만명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길거리를 방황하는 치매 노인이 늘어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치매 운전자의 사고 등 사회적인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영어로 치매는 ‘dementia’인데 ‘정신이 없어진 것’을 뜻하고, 한자로는 ‘어리석을 치, 어리석을 매’ 말 그대로 인지가 많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치매라는 용어 자체가 단일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가 저하된 상태 자체를 일컫는 것이다.분당제생병원(병원장 나화엽) 신경과 이재정 과장은 “치매는 퇴행성 치매와 비퇴행성 치매로 나누어 구분한다. 퇴행성 치매란 뚜렷한 원인 없이 1차적으로 발생한 치매이고, 비퇴행성 치매는 선행하는 질환이 원인이 되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뇌에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뇌출혈, 뇌경색, 뇌염, 경련 발작 등)이 치매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그 외 전신적인 질환, 약의 부작용, 우울증 등 정실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어 질환 감별을 위해 진료 초기에 혈액검사 및 뇌 영상 등 다양한 검사를 꼼꼼하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퇴행성 치매 중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70%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혈관성 치매가 약20%를 차지하는데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약15%에 이른다.가장 환자수가 많은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화, 뇌 활동 부족,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체외로 배출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뇌가 위축되고, 병변이 진행됨에 따라 결국 뇌 전체로 뇌세포 손상이 진행돼 이해, 언어 판단력이 저하되어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신경과 이재정 과장은 “진료실에서 흔히 건망증과 치매 구별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신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대부분 기억을 하는 반면, 기억하지 못하고 까맣게 잊는다면 치매를 걱정해볼 수 있다. 단순 건망증은 일반적으로 기억력 및 여러 인지 저하를 호소하지만 아직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계다. 치매는 기억력 뿐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하여 기능의 지속적인 감퇴가 생긴다”고 말했다.또 이재정 과장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중요한 차이점은 일상생활 수행 저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저하를 느끼고,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 수행이 저하되어 있지만 아직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에는 문제가 없는 치매가 아닌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 라고도 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에 속하는 환자는 매년 약10~15%의 비율로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가벼운 건망증이라 하더라도 반복적이거나 진행하는 모습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에게 진료 받으며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85%는 치매로 진행되지 않는 면도 있기에 너무 걱정 하시지는 말라고 당부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치매는 인지 저하가 주요 특징이지만 치매에 의해 직접적으로 사망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하여 최종적으로 거동 및 보행 등 운동기능 장애가 발생하여 와상 상태로 진행된다면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삼킴 장애가 발생하여 폐렴, 위생 관리가 부족하여 요로 감염증, 와상에 의한 욕창성 궤양에 의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치매, 경도인지장애를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하고, 고혈압, 당뇨 등 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두뇌 회전을 많이 할 수 있는 놀이나 독서,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이재정 과장은 “치매 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 가족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치매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이다. 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고 집안에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주변에 명확히 알려 서로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 환자는 보통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지 않지만 과거 정보가 비교적 남아 있기에 가급적 집안 구조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고, 치매 환자에게는 정보보다 감정만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에 보호자가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화를 낸다면 환자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이므로 보호자도 감정을 분리하고 환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강석봉 기자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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